작업은 어렸을 때 엄마와 나눈 짤막한 대화에서 시작된다. ​​​​​​​
엄마랑 아빠와 같이 차를 타고 마트를 가고 있던 중이었다.
7살 시현이의 눈에 단독주택이 들어왔다.
단독주택을 가리키며, “엄마 우리 나중에 저기에서 살자!”
엄마가 말했다. “그래 시현이 나중에 학교가면 꼭 저기에서 살자”
 그때 엄마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진심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말이다. 그러나 그때 엄마와 한 약속은 시간이 지나 나에겐 설렘에서 바램으로, 바램에서 허무함으로 이어졌다. 허무함은 상처로 남았고, 망각은 나에게 연고처럼 그 기억 위를 덮어버렸다.
 그러다 어느 날, 망각 속에 있었던 7살에 시현이가 예고도 없이 나타나,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집을 투박한 그림체로 그려와서 내게 보여주었다. 세모난 지붕 아래 네모난 집, 그 옆에 놓인 나무 한 그루와 4명의 가족.. 7살에 시현이는 아직도 때를 쓰면서, 그 집에 살자고 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부자와 티비 속에 악당으로 등장하는 기득권들이 사는 곳으로 생각하고 갔다. 그러나 그곳에는 한 없이 평화롭고 나와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의 환상 속에 도착한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곳에서 살 수 없음에 가만히 그 안을 상상해보는 일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꿈은 시작이 없다고 한다. 나 또한 시작도 없이 원룸만한 집에 네 사람이랑 같이 살고 있었다. 그중 남자 한명은 매번 잠버릇이 좋지 않아 우리를 피곤하게 했고나랑 비슷한 나이때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나의 유일한 친구였다언제부터 배운 지 모를 호칭으로 그들은 각각 엄마, 아빠, 누나로 부르고 있었다.
 7살에 시현이가 보여준 이상적인 집은 아니었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Single family house> 작업을 이어오면서과거에 내가 살아왔던 집이 지연스럽게 생각이 났다그리고 그곳에 가보니, 항상 행복하지는 못했어도, 네 사람이 같이 살결을 부대끼면서 살아왔던 기억들이 묻어 있었다. 
 7살에 시현이의 등장은 나를 환상으로 이끌었고, 환상은 나를 과거로 되찾아 가게 했다. 그 과거는 완벽하지는 못했어도, 메마른 모래 속에서 피어난 이름모를 풀처럼,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꽃을 피우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시현이가 진짜 시현이 같아” 
  엄마가 우울해 보이는 나를 보며자주 하시는 말씀이시다.
그리고 잊혀진 그때시현이는 따스한 햇볕처럼 내게로 다가왔다.
 
  내가 기억하는 시현이는 어디로 뛸지 모르는 개구쟁이였다그리고 되게 밝았어서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같다 말에 나는 오묘한느낌을 받았다그래서 친구들에게 가장 ‘’ 다웠을 때가 언제냐고 묻기 시작했다하나 같이  말을 이해를 하지 못하는 태도를 취했고, “지금이 ‘’ 아니야?” 라고 답변을 내놓았다원래에 나에서 지금 내가 변한 것일까?, 지금이 진짜  인가아니면  모든  나일까?

  <그때시현이> 천진난만하고 개구쟁이였던 그때에 시현이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그때 시현이는 이제는 없다그러나 어디선가 내가여기 있다고 부르는 것만 같다 목소리를 따라가본다

맑은 하늘 아래, 빨간 지붕 그리고 네모난 집 그 옆에 놓인 나무 한 그루와 4명의 가족’ 
7살 시현이는 살아보지도 않았고 실제로 보지도 못했던 집을, 항상 그렇게 그렸다. 반면 내가 살아온 집은 지붕은 없고 정사각형보단 위로 긴 직사각형에 가까웠다.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집을 그릴 때 7살 시현이와 똑같이 그린다. 
7살에 시현이가 살았던 집은 6개의 창문이 있는 직사각형 집에 5번째 창문에서 살았다. 그 집에서 나는 평소에 읽지도 않는 책들을 줄을 세워, 나의 집을 만들곤 했다. 그 집에는 2층에다가 계단도 있고 주방까지 있었다. 그러다 아빠의 무심한 발걸음에 책은 하나씩 쓰러졌고, 시간은 저녁이 되어 밥을 먹기 위해 내가 만든 집은 치워야 했었다. 
어제 부모님과 저녁을 먹으면서, 아빠가 거실이 너무 크다는 이유를 대며, 이사를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상적인 집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었다.
7살 시현이가 그렸던 빨간 지붕과 네모난 집은 사실 살고 싶었던 게 아니라, 나의 ‘이상’을 담은 하나의 기호였는지 모른다.
<Everything; every house>에서는 그때, 시현이가 그랬듯, 집에 있는 것들로 나만의 집을 만들었던 것처럼, 직사각형 집에 28번째 창문 속에 살면서, 세모난 지붕에 네모난 집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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